올해의 남북관계 전망이 궁금하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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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4-02-27 09:10 조회2,842회 댓글0건본문
김이경 | tongil@tongilnews.com | 2014.02.26 09:54:57
이제야 말로 그 답은 우리 자신에게서 찾아야 할 것 같습니다
김이경 (전 겨레하나 사무총장, 자유기고가)
남북관계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올해 초 북한 신년사에서 남북관계 개선을 중시한다고 했을 때만 해도 그 의미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설왕설래 의견이 분분했다. 일부는 ‘북이 남한에 대하여 대단히 유연해질 것 같다’는 희망을 피력하기도 했고, 또 일부 사람들은 ‘특별한 의미가 담겨 있다기 보다는 적극적으로 대남공세를 하겠다는 원칙론의 표명이 아니냐’고 해석하기도 했다.
연이어 발표되었던 1.16중대제안은 좀더 파격적으로 보이긴 했다. 남북 상호 비방 중단, 군사적 적대행위중단, 핵 재난을 막기 위한 실질적인 조치 등 우리 정부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제안이라고 말하는 정치군사적 문제를 포괄적으로 제기하면서, ‘이를 위한 선행조치를 취할 것이다’고 발표 할 때만 해도 정책 변화의 내용이 그리 구체적으로 와 닿지는 않았다.
<북한 발 햇볕정책>이라는 표현이 그럴싸하게 들리긴 했지만 박근혜 정부의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와 공존의 장을 열 수는 없을 거라는 회의론이 더욱 지배적이었던 것 같다. 한미일 삼각동맹이 강화되는 조건에서 북한이 어떻게 박근혜 정부와 실제적 합의점을 만들 수 있을지 알 수 없었다.
그런데 키리졸브-독수리 군사연습이 어느 해 보다도 큰 규모로 시작되는 시점에서 이산가족 상봉이 성사된 것은 정말 놀랄만한 일이다. 아직 대다수의 국민들은 의례적인 군사훈련과 인도주의를 병행하는 것이 무엇이 대단하냐고 할지 모른다, 그러나 이 군사연습은 북한군 격멸, 북한 정권제거, 흡수통일 여건 조성을 작전목적으로 하는 ‘작전계획 5027’ 등에 따른 것으로 북한이 국가안보에 큰 위협을 느끼고 전면 방어태세로 들어갈 수밖에 없다.
이제까지 북한은 남북관계가 아무리 좋을 때조차도, 이 군사 훈련 동안 기간만큼은 그 어떤 인도적 민간협력마저, 연기하며 초긴장했던 전례로 비추어 볼 때 이번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연기하지 않은 북한의 정책변화의 이유가 정말 궁금해진다.
이 대목에서 작년 11월 내가 평양에서 본 느낌이 다시 떠올려 질 수밖에 없다. 그때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북한에서 불고 있는 ‘민심정치’의 새로운 바람이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이 ‘심부름꾼이 되지 말고 시중꾼이 되자’고 했다던가? 이제까지 북한이 강조해온 조선노동당의 인민의 요구를 반영한 ‘지도’와는 어감이 많이 달랐다.
인민의 마음을 적극적으로 헤아리는 ‘복무’의 정신이랄까? 민심을 존중하고 보살피는 정책변화로 인하여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 김정은 제1위원장의 인기는 예상보다 훨씬 강했다. 북한 나름대로의 관료주의 척결 투쟁의 현장을 보는 것 같았고, 젊은 지도자의 혁신의 열기가 평양을 뒤덮고 있는 듯 했다.
그렇지만 그때까지만 해도, 그것은 북한 내부, 북한 인민들을 위한 정책변화였지, 대남정책과는 무관하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런데 올해 들어 북한이 대남 정책에서 보여주는 모습은 다시 우리의 허를 찌르는 엄청난 변화이다. 일촉즉발의 전쟁 위기 상황이 아무리 심각해도, 이산가족의 아픔을 헤아리고 상봉을 실현해야 한다는 판단, 민족의 고통을 풀기위한 진정성 있는 태도를 견지해야 한다는 정책적 판단은 이제까지 이념구도로 점철되어온 남북관계의 현주소를 크게 뒤흔드는 문제일 수밖에 없다.
북한이 김정은 제 1위원장의 직접적인 지휘아래 국방위원회를 내세우고 청와대를 찍어서 대화의 파트너로 요구했고, 남북고위급 회담으로 이어가기로 한 것은 향후 남북대화가 최고지도자의 의지를 담아 전환적인 국면으로 나아갈 것임을 예고하게 만든다.
아마 앞으로 전개될 남북관계는 대중이 채 이해할 수 없는 상황에서, 남북 당국자 간의 힘겨루기의 연속성으로 비추어지던 국면을 뒤바꾸어 놓게 될 것 같다. 누가 더 대중의 민심을 획득하는가, 누가 더 평화 통일의 진정성을 보여주는가! 민심을 의식한 선의의 경쟁이라는 새로운 구도가 만들어 지고 있다.
북한은 진정성있는 남북대화를 할 준비가 된 듯하다. 나머지는 박근혜 대통령이 신뢰프로세스의 진면모를 어떻게 보여주는지에 달려 있지 않을까? 통일대박론이 흡수통일론이 아니라 서로의 체제를 인정하고 공존공영하려는 정책임을 보여주어야 하지 않을까?
물론 남북의 견해의 차가 너무 커서 당장 국민의 정부, 참여 정부 시절로 돌아갈 수는 없다. 또한 정치군사적 문제가 뜨거운 쟁점과 현안으로 산적한 만큼 이 문제에 대한 공방이야 중단할 수 없겠지만, 남북 대화가 정상화 되면서 ‘북한 급변사태론’이 힘을 잃고, 남북관계가 전환적 국면으로 나간다면 미국도 북과의 협상을 더 이상 외면할 수 없을 것 같다. 남북관계 진전이 북미회담을 추동하고, 북미회담이 남북관계 진전을 촉진하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 지는 것이다.
지난 10여 년 동안 언제나 남북관계의 상황을 비롯한 동북아 정세는 예측 불허였고 늘 새로운 국면이었지만, 이제부터 전개될 새로운 방식의 각축전... 민심과 대중여론을 어떻게 전취하는가의 공방이라는 패러다임 하에서 통일문제는 훨씬 더 대중화될 수 있는 객관적 조건이 마련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사람들을 믿고, 상식에 의거해 이야기하고, 남북의 쟁점을 실사구시하여, 무엇이 정도이며 합리적인가를 생각해볼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었다고 할까?
통일문제에서 만큼은 보수냐 개혁, 진보냐를 떠나, 함께 이야기하고 대안을 논의할 수 있는 새로운 길이 열리고 있다. 남북의 화해와 협력, 평화와 통일을 바라는 모든 사람들이 적극적인 관심을 갖고, 남북관계의 방향에 대한 여론을 함께 만들어 나갈 때이다.
보수언론은 통일대박론등을 전면화하며, 떠들어대는 데 정작 지난 10년 이후 통일을 위해 적극적으로 활동해온, 많은 사람들이 박근혜 정부 하에서 아무 것도 될 것 같지 않다는 회의론이 아직 지배적이다. 박근혜 정부 하에서 무엇이 될 것 같은가 아닌가의 문제는 지금 그 누구도 답을 알 수 없다. 중요한 것은 남북대화의 정상화, 서로 간의 적대행위 중단, 민간교류의 활성화를 바라는 대중여론과 활동을 훨씬 더 활발하게 전개하며 우리 사회의 민심이 어디에 있는지를 남북 당국자 모두에게 보여주어야 한다는 점일 것이다.
이제야 말로 그 답은 우리 자신에게서 찾아야 할 것 같습니다
김이경 (전 겨레하나 사무총장, 자유기고가)
남북관계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올해 초 북한 신년사에서 남북관계 개선을 중시한다고 했을 때만 해도 그 의미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설왕설래 의견이 분분했다. 일부는 ‘북이 남한에 대하여 대단히 유연해질 것 같다’는 희망을 피력하기도 했고, 또 일부 사람들은 ‘특별한 의미가 담겨 있다기 보다는 적극적으로 대남공세를 하겠다는 원칙론의 표명이 아니냐’고 해석하기도 했다.
연이어 발표되었던 1.16중대제안은 좀더 파격적으로 보이긴 했다. 남북 상호 비방 중단, 군사적 적대행위중단, 핵 재난을 막기 위한 실질적인 조치 등 우리 정부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제안이라고 말하는 정치군사적 문제를 포괄적으로 제기하면서, ‘이를 위한 선행조치를 취할 것이다’고 발표 할 때만 해도 정책 변화의 내용이 그리 구체적으로 와 닿지는 않았다.
<북한 발 햇볕정책>이라는 표현이 그럴싸하게 들리긴 했지만 박근혜 정부의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와 공존의 장을 열 수는 없을 거라는 회의론이 더욱 지배적이었던 것 같다. 한미일 삼각동맹이 강화되는 조건에서 북한이 어떻게 박근혜 정부와 실제적 합의점을 만들 수 있을지 알 수 없었다.
그런데 키리졸브-독수리 군사연습이 어느 해 보다도 큰 규모로 시작되는 시점에서 이산가족 상봉이 성사된 것은 정말 놀랄만한 일이다. 아직 대다수의 국민들은 의례적인 군사훈련과 인도주의를 병행하는 것이 무엇이 대단하냐고 할지 모른다, 그러나 이 군사연습은 북한군 격멸, 북한 정권제거, 흡수통일 여건 조성을 작전목적으로 하는 ‘작전계획 5027’ 등에 따른 것으로 북한이 국가안보에 큰 위협을 느끼고 전면 방어태세로 들어갈 수밖에 없다.
이제까지 북한은 남북관계가 아무리 좋을 때조차도, 이 군사 훈련 동안 기간만큼은 그 어떤 인도적 민간협력마저, 연기하며 초긴장했던 전례로 비추어 볼 때 이번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연기하지 않은 북한의 정책변화의 이유가 정말 궁금해진다.
이 대목에서 작년 11월 내가 평양에서 본 느낌이 다시 떠올려 질 수밖에 없다. 그때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북한에서 불고 있는 ‘민심정치’의 새로운 바람이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이 ‘심부름꾼이 되지 말고 시중꾼이 되자’고 했다던가? 이제까지 북한이 강조해온 조선노동당의 인민의 요구를 반영한 ‘지도’와는 어감이 많이 달랐다.
인민의 마음을 적극적으로 헤아리는 ‘복무’의 정신이랄까? 민심을 존중하고 보살피는 정책변화로 인하여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 김정은 제1위원장의 인기는 예상보다 훨씬 강했다. 북한 나름대로의 관료주의 척결 투쟁의 현장을 보는 것 같았고, 젊은 지도자의 혁신의 열기가 평양을 뒤덮고 있는 듯 했다.
그렇지만 그때까지만 해도, 그것은 북한 내부, 북한 인민들을 위한 정책변화였지, 대남정책과는 무관하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런데 올해 들어 북한이 대남 정책에서 보여주는 모습은 다시 우리의 허를 찌르는 엄청난 변화이다. 일촉즉발의 전쟁 위기 상황이 아무리 심각해도, 이산가족의 아픔을 헤아리고 상봉을 실현해야 한다는 판단, 민족의 고통을 풀기위한 진정성 있는 태도를 견지해야 한다는 정책적 판단은 이제까지 이념구도로 점철되어온 남북관계의 현주소를 크게 뒤흔드는 문제일 수밖에 없다.
북한이 김정은 제 1위원장의 직접적인 지휘아래 국방위원회를 내세우고 청와대를 찍어서 대화의 파트너로 요구했고, 남북고위급 회담으로 이어가기로 한 것은 향후 남북대화가 최고지도자의 의지를 담아 전환적인 국면으로 나아갈 것임을 예고하게 만든다.
아마 앞으로 전개될 남북관계는 대중이 채 이해할 수 없는 상황에서, 남북 당국자 간의 힘겨루기의 연속성으로 비추어지던 국면을 뒤바꾸어 놓게 될 것 같다. 누가 더 대중의 민심을 획득하는가, 누가 더 평화 통일의 진정성을 보여주는가! 민심을 의식한 선의의 경쟁이라는 새로운 구도가 만들어 지고 있다.
북한은 진정성있는 남북대화를 할 준비가 된 듯하다. 나머지는 박근혜 대통령이 신뢰프로세스의 진면모를 어떻게 보여주는지에 달려 있지 않을까? 통일대박론이 흡수통일론이 아니라 서로의 체제를 인정하고 공존공영하려는 정책임을 보여주어야 하지 않을까?
물론 남북의 견해의 차가 너무 커서 당장 국민의 정부, 참여 정부 시절로 돌아갈 수는 없다. 또한 정치군사적 문제가 뜨거운 쟁점과 현안으로 산적한 만큼 이 문제에 대한 공방이야 중단할 수 없겠지만, 남북 대화가 정상화 되면서 ‘북한 급변사태론’이 힘을 잃고, 남북관계가 전환적 국면으로 나간다면 미국도 북과의 협상을 더 이상 외면할 수 없을 것 같다. 남북관계 진전이 북미회담을 추동하고, 북미회담이 남북관계 진전을 촉진하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 지는 것이다.
지난 10여 년 동안 언제나 남북관계의 상황을 비롯한 동북아 정세는 예측 불허였고 늘 새로운 국면이었지만, 이제부터 전개될 새로운 방식의 각축전... 민심과 대중여론을 어떻게 전취하는가의 공방이라는 패러다임 하에서 통일문제는 훨씬 더 대중화될 수 있는 객관적 조건이 마련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사람들을 믿고, 상식에 의거해 이야기하고, 남북의 쟁점을 실사구시하여, 무엇이 정도이며 합리적인가를 생각해볼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었다고 할까?
통일문제에서 만큼은 보수냐 개혁, 진보냐를 떠나, 함께 이야기하고 대안을 논의할 수 있는 새로운 길이 열리고 있다. 남북의 화해와 협력, 평화와 통일을 바라는 모든 사람들이 적극적인 관심을 갖고, 남북관계의 방향에 대한 여론을 함께 만들어 나갈 때이다.
보수언론은 통일대박론등을 전면화하며, 떠들어대는 데 정작 지난 10년 이후 통일을 위해 적극적으로 활동해온, 많은 사람들이 박근혜 정부 하에서 아무 것도 될 것 같지 않다는 회의론이 아직 지배적이다. 박근혜 정부 하에서 무엇이 될 것 같은가 아닌가의 문제는 지금 그 누구도 답을 알 수 없다. 중요한 것은 남북대화의 정상화, 서로 간의 적대행위 중단, 민간교류의 활성화를 바라는 대중여론과 활동을 훨씬 더 활발하게 전개하며 우리 사회의 민심이 어디에 있는지를 남북 당국자 모두에게 보여주어야 한다는 점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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