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논의, 북중경협, 그리고 남북교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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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1-04-26 09:15 조회1,193회 댓글0건본문
<칼럼>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연구교수
2011년 04월 25일 (월) 08:31:42 임을출 tongil@tongilnews.com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연구교수)
오늘날 MB정부가 내세우고 있는 중요한 화두 가운데 하나가 ‘통일’이다. 그렇다보니 하루가 멀다하고 통일을 주제로 한 크고 작은 세미나들이 열린다. 백가쟁명식의 통일방안들이 홍수를 이루듯 터져나오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정작 이들의 목소리들을 들으며 이상야릇한 공허감을 떨쳐버릴 수 없다. 논의들이 너무 관념적이고 추상적일 뿐만 아니라 다분히 형식적이라는 느낌을 준다. 특히 놀라운 발견은 다들 ‘단번 도약형 통일’을 꿈꾸고 있다고 있다는 점이다. 북한 상황이 어떻게 되면 바로 통일단계에 진입할지 모르니까 철저한 대비를 해야 한다는 식이다.
통일 단계에서 어쩌면 가장 중요하다고 볼 수 있는 상호 신뢰의 축적 과정, 즉 대북지원이나 교역, 투자협력을 포함한 교류협력 단계를 강조하는 전문가는 찾아보기 힘들다.
통일은 “상호간의 집합적 기억(collective memory)을 축적함으로서 남과 북이 갖고 있는 서로 다른 정체성간의 차이를 뛰어 넘어서 새로운 집합적 정체성을 형성하는 이행과정”이면서, “미래를 향한 새로운 역사적 창조작업”이다.
통일은 민족구성원 모두의 복지, 인간존엄성을 보장하고 인류공영에 이바지하는 민족공동체를 만드는 것이어야 한다. 우리가 추구하는 행복은 안정, 평화, 복지와 같은 조건이 충족되었을 때 가능한 일이며, 또한 이를 위해서는 상호간 갈등을 최소화해야하는 조건이 필요하다.
결국 통일이 추구하는 목적은 분단의 고통을 극복하여 정신적으로나 물질적으로 행복한 삶이 보장되는 살기 좋은 사회를 만들기 위한 것이다. 이는 곧 전쟁의 상흔으로 인한 불행한 과거를 극복하고, 서로간의 차이가 공존할 수 있는 새로운 공간과 역사를 창조해 가는 과정이기도 하다.
특히 남북한 서로가 보다 아름다운 집합적 기억의 역사를 간직한 통일을 이루기 위해서는 적지 않은 기간 동안의 접촉과 대화, 교류협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어떤 상황 아래에서도 남북한 주민이 가능한 자주 만나 신뢰를 쌓아가면서 통일의지를 다지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런 맥락에서 남북교역은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의 통일대비 논의가 국민적 공감대를 얻고, 보다 생산적이고 실효적인 것 그리고 손에 잡히는 구체적인 것이 되기 위해서는 교류협력단계의 중요성이 간과되어서는 결코 안 되는 것이다.
지난 20여년간 남북교역 추진 과정에서 파생된 많은 문제점들은 남북교역을 중단 또는 축소시키는 명분으로 작용해서는 안 되고, 남북한이 지속적으로 협력하여 한단계 더 업그레이드시키기 위한 기회로 삼는 창조적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더구나 북한 경제의 중국화를 방치하면서 통일을 하겠다는 것은 더 앞뒤가 맞지 않아 보인다. 의도적이든, 그렇지 않든 결과적으로 북한을 압박하고 고립시켜 북한내 중국의 영향력을 계속 확대하는 방식으로 이어지게 만드는 것은 결코 바람직해 보이지 않는다. 경제적 의존이 심화되면 정치적 의존 또한 깊어질 수 밖에 없는 것이 순리다. 북중간 경제교류협력이 늘어나면 그만큼 중국의 영향력도 커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사실 북중간 경제교류협력의 심화는 거스르기 어려운 큰 흐름이 될 것이다. 경제협력 문제를 우리처럼 정치문제와 연계시키지 않는 한 자본의 논리, 시장경제의 논리로 보면 중국 기업들로서는 큰 돈을 벌 수 있는 기회를 놓칠 리가 없다. 더구나 미래의 고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면 단기적인 리스크는 기꺼이 감당하려 할 것이다.
일각에서는 북중교역이나 경제협력 규모가 아직은 우려할 수준이라고 애써 외면하고 있다. 하지만 드러난 공식적인 사실관계만 놓고 봐도 최근 양측간 경협 움직임은 예사롭지 않음을 금방 알 수 있다. 2010년 북한과 중국의 교역액은 이전 해보다 32% 증가한 35억달러를 기록했다. 올해는 더 늘어날 것이 확실시된다. 1∼2월의 북중 교역액은 수입액 3억100만달러, 수출액 2억1천700만 달러로 약 5억2천만 달러에 달해 작년 같은 기간(2억9천만달러)의 1.8배로 늘었고, 특히 수출액은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3배로 늘었다.
북중 사이에는 비공식 교역 규모도 적지 않기 때문에 실제 양국간 교역은 더 활발하다고 봐야한다. 여기에다 양측이 논의중인 다양한 많은 경협사업들까지 감안하면 당장은 우려할 수준이 아니라는 데 동의하더라도, 상황 변화에 따라 우려할 수준으로 전환되는 것은 시간 문제일 것이다.
상황변화와 관련해 특히 주목할 대목은 북한이 중국 투자기업에 대한 사업 및 투자환경을 크게 개선시키려 하고 있는 점이다. 북한은 이제 중국측에 필요하다면 합작.합영기업에 대한 경영권까지 줄 수 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중국 기업들은 그간 합작투자 계약 체결 이후에도 설비투자만 들어가고 북한측의 경영부실로 성과가 없으니까 대규모 본격적인 투자는 하지 않았다. 중국측이 설비투자뿐 아니라 실질적인 경영까지 맡게 되면 북한내 중국기업들의 비즈니스 환경은 확 달라지게 된다.
물론 실제 이런 방식으로 진행될지는 좀더 두고봐야 하겠지만 2012년 강성대국 건설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외국 자본 유치에 총력을 쏟고 있는 북한이 중국 기업들에게 합작투자시 경영권을 대폭 양도할 경우 북중 경협규모는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는 남북관계 경색이 지속되면서 개성공단사업을 제외한 남북교역이 맞고 있는 전례 없는 위기상황을 생생하게 목격하고 있다. 오늘날의 이 복잡한 난국은 남북한 당국 모두에게 남북교역의 가치와 유용성에 대해 깊이 성찰할 기회를 갖게 한다. 나아가 통일논의를 보다 구체화시키고, 상생번영을 위한 전략적 수단으로서, 그리고 점진적 신뢰축적 수단으로서 남북경협을 더욱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성을 느끼게 한다. 그간의 남북교역 추진과정에서 파생된 많은 문제점들을 극복하여 효과성을 높혀 나갈 경우 그 자체가 가장 휼륭한 미래 경제통합의 토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남북교역을 추진하는 기업인들에 대한 인식도 개선되어야 한다. 이들은 과거, 현재와 마찬가지로 미래에도 남북 통합의 주요한 행위자로서 의미 있는 역할을 수행할 것이다. 따라서 단순히 개인 기업의 생존이 아닌 미래 남북통합 전략 차원에서 이들에 대한 체계적이고, 실질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대북 교역 기업인들은 대부분 상당히 오랜 기간 북한 사업에 종사하면서 다양한 대북 비즈니스 협상 노하우 뿐 아니라 단기간에 쌓을 수 없는 네트워크와 풍부한 정보 등을 보유하고 있다. 개별적인 경험과 노하우들을 종합적인 국익 향상으로 연결시키는 정부 차원의 노력도 필요할 것이다.
남북한 당국은 북중간 교역과 경협이 적어도 남북한 미래 세대들의 통일비용을 과대하게 높이는 방향이 아닌 남북한 주민들의 복지를 키우는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연구교수)
정치학 박사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연구 조교수
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 개성공업지구입주기업협회,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자문위원
(경력)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통일부 정책자문위원
정부 남북관계발전위원회 1기 민간위원
미국 조지타운대 객원연구원
KOTRA 북한경제/남북경협 조사분석 담당
ⓒ 통일뉴스(http://www.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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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04월 25일 (월) 08:31:42 임을출 tongil@tongilnews.com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연구교수)
오늘날 MB정부가 내세우고 있는 중요한 화두 가운데 하나가 ‘통일’이다. 그렇다보니 하루가 멀다하고 통일을 주제로 한 크고 작은 세미나들이 열린다. 백가쟁명식의 통일방안들이 홍수를 이루듯 터져나오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정작 이들의 목소리들을 들으며 이상야릇한 공허감을 떨쳐버릴 수 없다. 논의들이 너무 관념적이고 추상적일 뿐만 아니라 다분히 형식적이라는 느낌을 준다. 특히 놀라운 발견은 다들 ‘단번 도약형 통일’을 꿈꾸고 있다고 있다는 점이다. 북한 상황이 어떻게 되면 바로 통일단계에 진입할지 모르니까 철저한 대비를 해야 한다는 식이다.
통일 단계에서 어쩌면 가장 중요하다고 볼 수 있는 상호 신뢰의 축적 과정, 즉 대북지원이나 교역, 투자협력을 포함한 교류협력 단계를 강조하는 전문가는 찾아보기 힘들다.
통일은 “상호간의 집합적 기억(collective memory)을 축적함으로서 남과 북이 갖고 있는 서로 다른 정체성간의 차이를 뛰어 넘어서 새로운 집합적 정체성을 형성하는 이행과정”이면서, “미래를 향한 새로운 역사적 창조작업”이다.
통일은 민족구성원 모두의 복지, 인간존엄성을 보장하고 인류공영에 이바지하는 민족공동체를 만드는 것이어야 한다. 우리가 추구하는 행복은 안정, 평화, 복지와 같은 조건이 충족되었을 때 가능한 일이며, 또한 이를 위해서는 상호간 갈등을 최소화해야하는 조건이 필요하다.
결국 통일이 추구하는 목적은 분단의 고통을 극복하여 정신적으로나 물질적으로 행복한 삶이 보장되는 살기 좋은 사회를 만들기 위한 것이다. 이는 곧 전쟁의 상흔으로 인한 불행한 과거를 극복하고, 서로간의 차이가 공존할 수 있는 새로운 공간과 역사를 창조해 가는 과정이기도 하다.
특히 남북한 서로가 보다 아름다운 집합적 기억의 역사를 간직한 통일을 이루기 위해서는 적지 않은 기간 동안의 접촉과 대화, 교류협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어떤 상황 아래에서도 남북한 주민이 가능한 자주 만나 신뢰를 쌓아가면서 통일의지를 다지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런 맥락에서 남북교역은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의 통일대비 논의가 국민적 공감대를 얻고, 보다 생산적이고 실효적인 것 그리고 손에 잡히는 구체적인 것이 되기 위해서는 교류협력단계의 중요성이 간과되어서는 결코 안 되는 것이다.
지난 20여년간 남북교역 추진 과정에서 파생된 많은 문제점들은 남북교역을 중단 또는 축소시키는 명분으로 작용해서는 안 되고, 남북한이 지속적으로 협력하여 한단계 더 업그레이드시키기 위한 기회로 삼는 창조적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더구나 북한 경제의 중국화를 방치하면서 통일을 하겠다는 것은 더 앞뒤가 맞지 않아 보인다. 의도적이든, 그렇지 않든 결과적으로 북한을 압박하고 고립시켜 북한내 중국의 영향력을 계속 확대하는 방식으로 이어지게 만드는 것은 결코 바람직해 보이지 않는다. 경제적 의존이 심화되면 정치적 의존 또한 깊어질 수 밖에 없는 것이 순리다. 북중간 경제교류협력이 늘어나면 그만큼 중국의 영향력도 커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사실 북중간 경제교류협력의 심화는 거스르기 어려운 큰 흐름이 될 것이다. 경제협력 문제를 우리처럼 정치문제와 연계시키지 않는 한 자본의 논리, 시장경제의 논리로 보면 중국 기업들로서는 큰 돈을 벌 수 있는 기회를 놓칠 리가 없다. 더구나 미래의 고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면 단기적인 리스크는 기꺼이 감당하려 할 것이다.
일각에서는 북중교역이나 경제협력 규모가 아직은 우려할 수준이라고 애써 외면하고 있다. 하지만 드러난 공식적인 사실관계만 놓고 봐도 최근 양측간 경협 움직임은 예사롭지 않음을 금방 알 수 있다. 2010년 북한과 중국의 교역액은 이전 해보다 32% 증가한 35억달러를 기록했다. 올해는 더 늘어날 것이 확실시된다. 1∼2월의 북중 교역액은 수입액 3억100만달러, 수출액 2억1천700만 달러로 약 5억2천만 달러에 달해 작년 같은 기간(2억9천만달러)의 1.8배로 늘었고, 특히 수출액은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3배로 늘었다.
북중 사이에는 비공식 교역 규모도 적지 않기 때문에 실제 양국간 교역은 더 활발하다고 봐야한다. 여기에다 양측이 논의중인 다양한 많은 경협사업들까지 감안하면 당장은 우려할 수준이 아니라는 데 동의하더라도, 상황 변화에 따라 우려할 수준으로 전환되는 것은 시간 문제일 것이다.
상황변화와 관련해 특히 주목할 대목은 북한이 중국 투자기업에 대한 사업 및 투자환경을 크게 개선시키려 하고 있는 점이다. 북한은 이제 중국측에 필요하다면 합작.합영기업에 대한 경영권까지 줄 수 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중국 기업들은 그간 합작투자 계약 체결 이후에도 설비투자만 들어가고 북한측의 경영부실로 성과가 없으니까 대규모 본격적인 투자는 하지 않았다. 중국측이 설비투자뿐 아니라 실질적인 경영까지 맡게 되면 북한내 중국기업들의 비즈니스 환경은 확 달라지게 된다.
물론 실제 이런 방식으로 진행될지는 좀더 두고봐야 하겠지만 2012년 강성대국 건설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외국 자본 유치에 총력을 쏟고 있는 북한이 중국 기업들에게 합작투자시 경영권을 대폭 양도할 경우 북중 경협규모는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는 남북관계 경색이 지속되면서 개성공단사업을 제외한 남북교역이 맞고 있는 전례 없는 위기상황을 생생하게 목격하고 있다. 오늘날의 이 복잡한 난국은 남북한 당국 모두에게 남북교역의 가치와 유용성에 대해 깊이 성찰할 기회를 갖게 한다. 나아가 통일논의를 보다 구체화시키고, 상생번영을 위한 전략적 수단으로서, 그리고 점진적 신뢰축적 수단으로서 남북경협을 더욱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성을 느끼게 한다. 그간의 남북교역 추진과정에서 파생된 많은 문제점들을 극복하여 효과성을 높혀 나갈 경우 그 자체가 가장 휼륭한 미래 경제통합의 토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남북교역을 추진하는 기업인들에 대한 인식도 개선되어야 한다. 이들은 과거, 현재와 마찬가지로 미래에도 남북 통합의 주요한 행위자로서 의미 있는 역할을 수행할 것이다. 따라서 단순히 개인 기업의 생존이 아닌 미래 남북통합 전략 차원에서 이들에 대한 체계적이고, 실질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대북 교역 기업인들은 대부분 상당히 오랜 기간 북한 사업에 종사하면서 다양한 대북 비즈니스 협상 노하우 뿐 아니라 단기간에 쌓을 수 없는 네트워크와 풍부한 정보 등을 보유하고 있다. 개별적인 경험과 노하우들을 종합적인 국익 향상으로 연결시키는 정부 차원의 노력도 필요할 것이다.
남북한 당국은 북중간 교역과 경협이 적어도 남북한 미래 세대들의 통일비용을 과대하게 높이는 방향이 아닌 남북한 주민들의 복지를 키우는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연구교수)
정치학 박사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연구 조교수
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 개성공업지구입주기업협회,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자문위원
(경력)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통일부 정책자문위원
정부 남북관계발전위원회 1기 민간위원
미국 조지타운대 객원연구원
KOTRA 북한경제/남북경협 조사분석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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