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계사는 통일로 가는 첫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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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1-05-09 09:42 조회1,176회 댓글0건본문
금강산 다녀온 조계종 사회부장 혜경 스님
2011년 05월 07일 (토) 07:31:37 김치관 기자 ckkim@tongilnews.com
“정부가 허락했다는 것 자체가 하나의 새로운 움을 틔우는 씨앗의 역할이지 않느냐 생각한다.”
부처님오신날을 앞두고 지난 4일 정부의 승인을 받고 금강산 신계사를 다녀온 조계종 사회부장 혜경 스님은 “신계사는 우리 불교에서 통일로 가는 첫걸음”이라며 이번 신계사 방문의 의의를 이같이 말했다.
혜경 스님은 6일 오후 4시 서울 견지동 조계사 사무실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신계사가 복원되고 나서 해마다 부처님 오신 날 남북공동으로 신계사 법회를 하다가 금강산 관광객 피격사건 이후로 막혀있었다”며 “신계사에 갔다 왔다는 것 자체가 다시 통일의 걸음을 떼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불교 조계종 총무원(총무원장 자승스님)과 조선불교도연맹 중앙위원회(위원장 심상진, 이하 조불련)은 지난 4일 금강산 신계사에서 ‘불기 2555(2011)년 부처님오신날 대북 인도적 지원물품 전달식 및 신계사 참배’를 진행했으며, 혜경 스님은 신계사 도감을 맡았던 제정 스님을 비롯한 10명의 대표단을 이끌고 방북 길에 올랐다.
혜경 스님은 “통일이 지상과제라면 통일의 문을 여는 것은 문화통일부터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며 “이념과 사상을 떠나서 종교가 가지고 있는 특수성, 불교의 경우 자비 정신에 입각한 동질성 회복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논란이 됐던 정부의 ‘공동법회 불허’에 대해 스님은 “법회를 하고 안하고 하는 것은 지엽적인 것”이라 전제하고 “정부에서 너무 일일이 작은 그림까지 그려서 ‘이렇게 하라’는 것은 맞지 않다”고 말했다.
“우리가 집에 가면 밥 먹기 전에 발 씻고 저녁 먹는 게 당연한 것이고, 스님이 절에 가면 예불하고 부처님께 공양 올리고 축원하는 게 당연한데, 이걸 법회로 볼 꺼냐 안 볼 꺼냐? 남북한 불교 대표들이 모여서 신계사에서 부처님께 공동으로 참배했다. 참배하면 축원, 발원문은 당연히 하는 것이다. 북쪽은 ‘남북 공동법회’라고 하고 싶은데 우리는 정부의 허락을 안 받았으니까 그냥 ‘남북 불자들의 신계사 참배’라고 쓰라고 했다.”
스님은 나름의 설명을 내놓고서도 멋쩍은 웃음을 덧붙였다. 남북 사이에 가로놓인 장벽이 그만큼 높은 탓이리라.
금강산 온정각에서 어린이 구충제 등 지원물자를 전달하고 신계사에서 북측 조불련 관계자들과 참배를 마치며 둘러본 금강산 지구는 “적막강산”이었다고.
“가 보니까 절집 말로 적막강산인데, 지금은 농번기가 시작되는 때라 들판에 못자리 하고 그런 북녘의 동포들은 많이 보였지만 많이 어려워 보였다”며 “온정리가 작년 겨울에 아주 추웠고 전기 사정도 안 좋아 의식주가 상당히 어려웠던 모양이더라”고 전했다.
스님은 “신계사도 사찰엔 스님이 상주해 조석예불을 해야 하는데 그게 안 돼 4년 밖에 안 됐지만 수리할 것이 많이 보이고, 건물이 퇴락해 가는 느낌이 들더라”고 안타까워했다.
특히 “솔잎혹파리인지 제선충인지 몰라도 신계사 주변 소나무들이 말라가고 있다”며 “남북전쟁 보다 오래 살았던 나무들인데 현재 말라가고 있는데 북한에서는 그걸 치료할 수 있는 능력이 없을 것”이라고 걱정했다. 따라서 말라가는 소나무를 구제하는 일은 “인도적 차원을 더 넘어선 일”이고 “통일부에서 더 크게 생각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스님은 정부에 대해 “종교인 입장으로서 인도적 지원이 현재 더 늦어지면 앞으로 남북 관계가 정말 힘들어지지 않겠느냐”며 “5.24조치 거기에 너무 매몰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북측에 대해서도 “남한 정부가 진정성이 있다 없다 하기 전에 북한부터 진정성을 보여야 한다”며 “신계사에 스님이 상주할 수 있도록 북한에서 허락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한 “현대 소장한테 설명을 들었는데, 금강산 관광이 재개되면 곧바로 돌아갈 수 있도록 준비는 하고 있다고는 하더라”며 “그러나 조금 더 늦어지면 시설이라든지 이런 것들을 다시 해야 되지 않을까 생각도 해봤다”고 우려를 표하고 “지금 남북이 서로 이념이나 자존심 싸움 안 했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스님은 “작년 1월 30일 총무원장 스님을 모시고 평양을 방문해 조불련과 약속했던 것들이 하나도 진척이 안 되고 있다”며 “이번에는 새로운 특별한 논의보다는 그걸 진척시키는 게 통일을 앞당기는 것이고, 남북간 긴장완화의 역할을 할 것이니까 서로 실질적으로 노력하자고 했다”고 전했다.
조계종과 조불련은 지난해 △북측 지역 불교문화재 복원보수와 유지관리 △2011년 8만대장경 목판제작 천년 기념 사업 △국제무대 협력 등에 합의했으며, 신계사 성지순례와 평양 불교회관 건립을 포함한 인도적 지원시설 건립 등을 협의한 바 있다.
스님은 “33대 총무원 집행부의 공식 슬로건이 소통”이라며 “정부에 대해서도 일방적인 요구를 하지 않고 소통이라는 대주제를 가지고 일을 진행하려 한다”고 밝혔다.
먼 옛날 부처님의 말씀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여전히 유효한가 보다.
“수보리! 만약 보살의 마음이 법에 머물러 보시를 행하면, 그것은 마치 사람이 캄캄한 어둠속에 들어가 아무것도 보지 못하는 것과 같고, 만약 보살의 마음이 법에 머무는 바 없이 보시를 행하면, 그것은 그 사람의 눈이 또렷하고 찬란한 햇빛이 온갖 형체를 비추고 있는 것과 같다.” (금강경 중, 김용옥 역)
ⓒ 통일뉴스(http://www.tongilnews.com)
2011년 05월 07일 (토) 07:31:37 김치관 기자 ckkim@tongilnews.com
“정부가 허락했다는 것 자체가 하나의 새로운 움을 틔우는 씨앗의 역할이지 않느냐 생각한다.”
부처님오신날을 앞두고 지난 4일 정부의 승인을 받고 금강산 신계사를 다녀온 조계종 사회부장 혜경 스님은 “신계사는 우리 불교에서 통일로 가는 첫걸음”이라며 이번 신계사 방문의 의의를 이같이 말했다.
혜경 스님은 6일 오후 4시 서울 견지동 조계사 사무실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신계사가 복원되고 나서 해마다 부처님 오신 날 남북공동으로 신계사 법회를 하다가 금강산 관광객 피격사건 이후로 막혀있었다”며 “신계사에 갔다 왔다는 것 자체가 다시 통일의 걸음을 떼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불교 조계종 총무원(총무원장 자승스님)과 조선불교도연맹 중앙위원회(위원장 심상진, 이하 조불련)은 지난 4일 금강산 신계사에서 ‘불기 2555(2011)년 부처님오신날 대북 인도적 지원물품 전달식 및 신계사 참배’를 진행했으며, 혜경 스님은 신계사 도감을 맡았던 제정 스님을 비롯한 10명의 대표단을 이끌고 방북 길에 올랐다.
혜경 스님은 “통일이 지상과제라면 통일의 문을 여는 것은 문화통일부터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며 “이념과 사상을 떠나서 종교가 가지고 있는 특수성, 불교의 경우 자비 정신에 입각한 동질성 회복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논란이 됐던 정부의 ‘공동법회 불허’에 대해 스님은 “법회를 하고 안하고 하는 것은 지엽적인 것”이라 전제하고 “정부에서 너무 일일이 작은 그림까지 그려서 ‘이렇게 하라’는 것은 맞지 않다”고 말했다.
“우리가 집에 가면 밥 먹기 전에 발 씻고 저녁 먹는 게 당연한 것이고, 스님이 절에 가면 예불하고 부처님께 공양 올리고 축원하는 게 당연한데, 이걸 법회로 볼 꺼냐 안 볼 꺼냐? 남북한 불교 대표들이 모여서 신계사에서 부처님께 공동으로 참배했다. 참배하면 축원, 발원문은 당연히 하는 것이다. 북쪽은 ‘남북 공동법회’라고 하고 싶은데 우리는 정부의 허락을 안 받았으니까 그냥 ‘남북 불자들의 신계사 참배’라고 쓰라고 했다.”
스님은 나름의 설명을 내놓고서도 멋쩍은 웃음을 덧붙였다. 남북 사이에 가로놓인 장벽이 그만큼 높은 탓이리라.
금강산 온정각에서 어린이 구충제 등 지원물자를 전달하고 신계사에서 북측 조불련 관계자들과 참배를 마치며 둘러본 금강산 지구는 “적막강산”이었다고.
“가 보니까 절집 말로 적막강산인데, 지금은 농번기가 시작되는 때라 들판에 못자리 하고 그런 북녘의 동포들은 많이 보였지만 많이 어려워 보였다”며 “온정리가 작년 겨울에 아주 추웠고 전기 사정도 안 좋아 의식주가 상당히 어려웠던 모양이더라”고 전했다.
스님은 “신계사도 사찰엔 스님이 상주해 조석예불을 해야 하는데 그게 안 돼 4년 밖에 안 됐지만 수리할 것이 많이 보이고, 건물이 퇴락해 가는 느낌이 들더라”고 안타까워했다.
특히 “솔잎혹파리인지 제선충인지 몰라도 신계사 주변 소나무들이 말라가고 있다”며 “남북전쟁 보다 오래 살았던 나무들인데 현재 말라가고 있는데 북한에서는 그걸 치료할 수 있는 능력이 없을 것”이라고 걱정했다. 따라서 말라가는 소나무를 구제하는 일은 “인도적 차원을 더 넘어선 일”이고 “통일부에서 더 크게 생각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스님은 정부에 대해 “종교인 입장으로서 인도적 지원이 현재 더 늦어지면 앞으로 남북 관계가 정말 힘들어지지 않겠느냐”며 “5.24조치 거기에 너무 매몰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북측에 대해서도 “남한 정부가 진정성이 있다 없다 하기 전에 북한부터 진정성을 보여야 한다”며 “신계사에 스님이 상주할 수 있도록 북한에서 허락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한 “현대 소장한테 설명을 들었는데, 금강산 관광이 재개되면 곧바로 돌아갈 수 있도록 준비는 하고 있다고는 하더라”며 “그러나 조금 더 늦어지면 시설이라든지 이런 것들을 다시 해야 되지 않을까 생각도 해봤다”고 우려를 표하고 “지금 남북이 서로 이념이나 자존심 싸움 안 했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스님은 “작년 1월 30일 총무원장 스님을 모시고 평양을 방문해 조불련과 약속했던 것들이 하나도 진척이 안 되고 있다”며 “이번에는 새로운 특별한 논의보다는 그걸 진척시키는 게 통일을 앞당기는 것이고, 남북간 긴장완화의 역할을 할 것이니까 서로 실질적으로 노력하자고 했다”고 전했다.
조계종과 조불련은 지난해 △북측 지역 불교문화재 복원보수와 유지관리 △2011년 8만대장경 목판제작 천년 기념 사업 △국제무대 협력 등에 합의했으며, 신계사 성지순례와 평양 불교회관 건립을 포함한 인도적 지원시설 건립 등을 협의한 바 있다.
스님은 “33대 총무원 집행부의 공식 슬로건이 소통”이라며 “정부에 대해서도 일방적인 요구를 하지 않고 소통이라는 대주제를 가지고 일을 진행하려 한다”고 밝혔다.
먼 옛날 부처님의 말씀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여전히 유효한가 보다.
“수보리! 만약 보살의 마음이 법에 머물러 보시를 행하면, 그것은 마치 사람이 캄캄한 어둠속에 들어가 아무것도 보지 못하는 것과 같고, 만약 보살의 마음이 법에 머무는 바 없이 보시를 행하면, 그것은 그 사람의 눈이 또렷하고 찬란한 햇빛이 온갖 형체를 비추고 있는 것과 같다.” (금강경 중, 김용옥 역)
ⓒ 통일뉴스(http://www.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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