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6명의 박대통령 방미 결산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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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3-05-10 13:13 조회829회 댓글0건본문
등록 : 2013.05.09 19:56 수정 : 2013.05.10 10:06
“동맹강화 확인 성과…한반도 긴장해소 돌파책은 안나와”
점증하던 한반도 위기가 소강상태를 보이는 와중에 박근혜 대통령의 미국 방문외교가 마무리돼 가고 있다. 특히 한반도 위기의 ‘출구전략’과 관련해 눈길과 기대를 모았던 박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 성과와 북한의 예상되는 반응, 앞으로 한국의 할 일에 대해 전문가 6명의 의견을 들어봤다.
한미 정상회담에 대한 평가
“대북문제 적극적 대화의지 표시하지 못해”
<한겨레>의 자문에 응한 전문가들은 대체로 큰 틀에서 한-미동맹 강화를 확인하고 합의들을 이뤄낸 점을 이번 정상회담의 최대 성과로 꼽았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한-미동맹 강화 차원에서 많은 성과가 있었다”고 평가했고, 유호열 고려대 교수와 고유환 동국대 교수, 김연수 국방대 교수 등도 “한-미동맹의 강화와 신뢰를 확인하고 합의하는 자리가 됐다”며 후한 점수를 줬다.
김 교수와 유 교수는 특히 박근혜 대통령의 개인적인 매력과 리더십을 성공적 정상회담의 핵심 요인 가운데 하나로 꼽았다. 김 교수는 “정부 구성이 늦어지는 등 회담 준비에 어려움이 있었는데, 그래도 잘 풀어낸 것은 박 대통령의 개인적 매력, 리더십이 크게 작용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남북관계나 한반도 위기의 해법 등과 관련해선 구체적 내용이 없다는 비판도 나왔다. 김용현 교수는 “북핵 문제를 비롯한 전반적인 한반도 문제에 대해 적극적인 대화 의지를 표시하지 못했다”고 말했고, 양무진 교수도 “긴장국면을 해소할 방안이 나오지 않았다. 압박에 무게를 둔 대북 메시지를 보냈는데, 그렇게 해서 한반도 정세의 관리가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유환 교수는 이번 정상회담에서 ‘박근혜식 새판짜기’를 선보였다고 진단했다. 고 교수는 “큰 틀의 비전은 나왔는데, 이를 실현할 방법, 절차, 과정 등 세부적인 내용이 없었다”며 “이번 정상회담에서 6자회담이나 9·19선언 등 기존 합의사항은 언급하지 않고 그냥 신뢰프로세스, 동북아평화구상과 같은 얘기만 한 것은 ‘박근혜식으로 해보겠다’는 얘기 같다”고 말했다.
또 현안과 관련해 한-미간 이견 가능성도 제기됐다. 양 교수는 “박 대통령이 신뢰프로세스를 미국에 알렸지만 오바마 대통령이 내용까지 공감했는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고 교수도 “지난달 초 존 케리 국무장관이 방한해 6자회담 등을 언급했는데, 이번 정상회담에서 거론되지 않은 것은 한-미간 이견이 반영된 결과일 수 있다”고 했다.
박병수 선임기자suh@hani.co.kr
북한은 어떻게 대응할까
“한-미 항모훈련 하는 중순까진 변화 없을것”
“중 압박 본격화땐 북 대화공세로 전환할수도”
전문가들은 대체로 이번 한-미 정상회담의 결과에 대해 북한이 반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근혜 대통령의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가 대화와 압박의 양면 전략이기는 하지만, 현재는 압박이 중심이기 때문이다.
고유환 동국대 교수는 “대화의 문을 열어놓았다고 말하지만, 북한의 우선 변화를 요구했고 제재와 압력에 방점을 찍었기 때문에 북한으로서는 받아들이기 어렵다. 북한은 기본의 대북 정책과 큰 차이가 없다고 볼 것이다”라고 예상했다. 정세현 원광대 총장(전 통일부 장관)도 “북한은 아마 기다렸다는 듯이 비난부터 할 것이다. 니미츠 핵추진 항공모함이 와서 한-미 연합훈련을 하는 5월 중순까지는 북한이 뭘 하자고 나서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한-미가 합의한 대북 압박의 의미를 북한이 잘 해석했으면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유호열 고려대 교수는 “한·미는 북한 정권을 구석에 몰아 압살하려는 것이 아니다. 북한의 퇴로를 열어 살길을 제시하려는 것이다. 압박이라는 경고에 대해 북한이 잘 해석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북 압박은 북한을 무너뜨리기 위한 것이 아니라, 대화의 문을 열고 공동의 활로를 찾기 위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북한이 단기적으로 반발하더라도 강공 기조를 계속 유지하기는 어렵다는 의견도 있었다. 김용현 동국대 교수는 “우선은 북한의 강한 비난이 나오겠지만, 그 뒤 적절한 시점에 한·미와 대화의 출구를 찾으려 할 것”이라고 봤다. 김 교수는 북한이 대화의 계기로 삼을 수 있는 것은 북한에 잡혀있는 한국계 미국인 케네스 배 사건, 중국의 대북특사 방문, 개성공단 정상화 등이라고 예상했다.
북한이 시간을 두고 현재 상황을 파악하려 들 것이라는 관측도 있었다. 최근 한국과 미국의 대북 압박에 중국이 가세하는 듯한 움직임을 북한이 예상치 못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양무진 교수는 “중국의 대북 압박이 본격화하면 오히려 북한이 먼저 대화 공세로 전환할 수도 있다. 한·미가 북한에 명분을 주지 않았으니 시간을 좀 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규원 기자 che@hani.co.kr
정부, 앞으로 무엇을 할 것인가
“한·중 정상회담뒤 북에 장관급 대화 제의를”
“북 먼저 변하라 했으니 불안속의 기다림뿐”
전문가들은 이번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박근혜 정부가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이하 신뢰 프로세스)에 대한 미국의 전폭적인 지지를 이끌어 낸 만큼 이를 적극적으로 가동해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이끌어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박근혜 대통령의 신뢰 프로세스는 대화와 압박의 균형 정책인 만큼 앞으로 양자가 모두 가동되도록 해야 한다”며 “북한에게 대화의 문이 열려 있다고 말만 하지 말고, 대화의 문을 어떻게 열지 본격적인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북한이 대화에 나설 ‘유인’의 제시 없이 압박의 강도만 높여서는 북한의 오해를 불러 문제 해결을 더 어렵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김연수 국방대학교 교수도 “미국도 북한도 (북한 문제 해결에) 우리만큼 절박하지 않다. 우리가 적극적으로 움직여야 미·중도 움직일 수 있다”며 정부의 적극적이고 창조적인 대응을 주문했다.
대화 재개를 위한 가장 현실적인 방안으로는 개성공단의 조기 정상화를 위한 물밑 접촉 제의가 꼽혔다. 양 교수는 “현재 상황에선 현실적으로 특사나 공개 대화는 쉽지 않다. 개성공단을 위한 물밑 접촉이 필요해 보인다”고 짚었다. 그렇게 대화의 물꼬를 튼 뒤 한-중 정상회담 이후 공식적인 대화로 접어들기 위한 기회를 도모해보자는 것이다. 유호열 고려대 교수는 “한중 정상회담이 끝나 (우리의 대북정책에
대한) 중국의 지지까지 확보하면 박근혜 정부가 북한 문제에 좀 더 자신감을 갖고 집중할 수 있게 된다. 그때쯤 장관급 대화 등 큰틀의 대화 제의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미가 북한에 먼저 변할 것을 요구한 만큼 당분간 남북 관계의 개선이 쉽지 않을 것이란 비관적 전망도 있었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북한을 향해 먼저 변해야 한다고 했으니, 기다릴 수밖에 없게 됐다. 그것도 북한이 무슨 짓을 할지 모르니, 불안에 떨며 기다려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북이 대화에 나설지를 판
단할 때까지 당분간 북한의 도발과 그에 대한 우리의 대응이 반복되는 지루한 시간이 이어질 것이란 예측이다.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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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맹강화 확인 성과…한반도 긴장해소 돌파책은 안나와”
점증하던 한반도 위기가 소강상태를 보이는 와중에 박근혜 대통령의 미국 방문외교가 마무리돼 가고 있다. 특히 한반도 위기의 ‘출구전략’과 관련해 눈길과 기대를 모았던 박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 성과와 북한의 예상되는 반응, 앞으로 한국의 할 일에 대해 전문가 6명의 의견을 들어봤다.
한미 정상회담에 대한 평가
“대북문제 적극적 대화의지 표시하지 못해”
<한겨레>의 자문에 응한 전문가들은 대체로 큰 틀에서 한-미동맹 강화를 확인하고 합의들을 이뤄낸 점을 이번 정상회담의 최대 성과로 꼽았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한-미동맹 강화 차원에서 많은 성과가 있었다”고 평가했고, 유호열 고려대 교수와 고유환 동국대 교수, 김연수 국방대 교수 등도 “한-미동맹의 강화와 신뢰를 확인하고 합의하는 자리가 됐다”며 후한 점수를 줬다.
김 교수와 유 교수는 특히 박근혜 대통령의 개인적인 매력과 리더십을 성공적 정상회담의 핵심 요인 가운데 하나로 꼽았다. 김 교수는 “정부 구성이 늦어지는 등 회담 준비에 어려움이 있었는데, 그래도 잘 풀어낸 것은 박 대통령의 개인적 매력, 리더십이 크게 작용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남북관계나 한반도 위기의 해법 등과 관련해선 구체적 내용이 없다는 비판도 나왔다. 김용현 교수는 “북핵 문제를 비롯한 전반적인 한반도 문제에 대해 적극적인 대화 의지를 표시하지 못했다”고 말했고, 양무진 교수도 “긴장국면을 해소할 방안이 나오지 않았다. 압박에 무게를 둔 대북 메시지를 보냈는데, 그렇게 해서 한반도 정세의 관리가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유환 교수는 이번 정상회담에서 ‘박근혜식 새판짜기’를 선보였다고 진단했다. 고 교수는 “큰 틀의 비전은 나왔는데, 이를 실현할 방법, 절차, 과정 등 세부적인 내용이 없었다”며 “이번 정상회담에서 6자회담이나 9·19선언 등 기존 합의사항은 언급하지 않고 그냥 신뢰프로세스, 동북아평화구상과 같은 얘기만 한 것은 ‘박근혜식으로 해보겠다’는 얘기 같다”고 말했다.
또 현안과 관련해 한-미간 이견 가능성도 제기됐다. 양 교수는 “박 대통령이 신뢰프로세스를 미국에 알렸지만 오바마 대통령이 내용까지 공감했는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고 교수도 “지난달 초 존 케리 국무장관이 방한해 6자회담 등을 언급했는데, 이번 정상회담에서 거론되지 않은 것은 한-미간 이견이 반영된 결과일 수 있다”고 했다.
박병수 선임기자suh@hani.co.kr
북한은 어떻게 대응할까
“한-미 항모훈련 하는 중순까진 변화 없을것”
“중 압박 본격화땐 북 대화공세로 전환할수도”
전문가들은 대체로 이번 한-미 정상회담의 결과에 대해 북한이 반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근혜 대통령의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가 대화와 압박의 양면 전략이기는 하지만, 현재는 압박이 중심이기 때문이다.
고유환 동국대 교수는 “대화의 문을 열어놓았다고 말하지만, 북한의 우선 변화를 요구했고 제재와 압력에 방점을 찍었기 때문에 북한으로서는 받아들이기 어렵다. 북한은 기본의 대북 정책과 큰 차이가 없다고 볼 것이다”라고 예상했다. 정세현 원광대 총장(전 통일부 장관)도 “북한은 아마 기다렸다는 듯이 비난부터 할 것이다. 니미츠 핵추진 항공모함이 와서 한-미 연합훈련을 하는 5월 중순까지는 북한이 뭘 하자고 나서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한-미가 합의한 대북 압박의 의미를 북한이 잘 해석했으면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유호열 고려대 교수는 “한·미는 북한 정권을 구석에 몰아 압살하려는 것이 아니다. 북한의 퇴로를 열어 살길을 제시하려는 것이다. 압박이라는 경고에 대해 북한이 잘 해석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북 압박은 북한을 무너뜨리기 위한 것이 아니라, 대화의 문을 열고 공동의 활로를 찾기 위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북한이 단기적으로 반발하더라도 강공 기조를 계속 유지하기는 어렵다는 의견도 있었다. 김용현 동국대 교수는 “우선은 북한의 강한 비난이 나오겠지만, 그 뒤 적절한 시점에 한·미와 대화의 출구를 찾으려 할 것”이라고 봤다. 김 교수는 북한이 대화의 계기로 삼을 수 있는 것은 북한에 잡혀있는 한국계 미국인 케네스 배 사건, 중국의 대북특사 방문, 개성공단 정상화 등이라고 예상했다.
북한이 시간을 두고 현재 상황을 파악하려 들 것이라는 관측도 있었다. 최근 한국과 미국의 대북 압박에 중국이 가세하는 듯한 움직임을 북한이 예상치 못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양무진 교수는 “중국의 대북 압박이 본격화하면 오히려 북한이 먼저 대화 공세로 전환할 수도 있다. 한·미가 북한에 명분을 주지 않았으니 시간을 좀 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규원 기자 che@hani.co.kr
정부, 앞으로 무엇을 할 것인가
“한·중 정상회담뒤 북에 장관급 대화 제의를”
“북 먼저 변하라 했으니 불안속의 기다림뿐”
전문가들은 이번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박근혜 정부가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이하 신뢰 프로세스)에 대한 미국의 전폭적인 지지를 이끌어 낸 만큼 이를 적극적으로 가동해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이끌어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박근혜 대통령의 신뢰 프로세스는 대화와 압박의 균형 정책인 만큼 앞으로 양자가 모두 가동되도록 해야 한다”며 “북한에게 대화의 문이 열려 있다고 말만 하지 말고, 대화의 문을 어떻게 열지 본격적인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북한이 대화에 나설 ‘유인’의 제시 없이 압박의 강도만 높여서는 북한의 오해를 불러 문제 해결을 더 어렵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김연수 국방대학교 교수도 “미국도 북한도 (북한 문제 해결에) 우리만큼 절박하지 않다. 우리가 적극적으로 움직여야 미·중도 움직일 수 있다”며 정부의 적극적이고 창조적인 대응을 주문했다.
대화 재개를 위한 가장 현실적인 방안으로는 개성공단의 조기 정상화를 위한 물밑 접촉 제의가 꼽혔다. 양 교수는 “현재 상황에선 현실적으로 특사나 공개 대화는 쉽지 않다. 개성공단을 위한 물밑 접촉이 필요해 보인다”고 짚었다. 그렇게 대화의 물꼬를 튼 뒤 한-중 정상회담 이후 공식적인 대화로 접어들기 위한 기회를 도모해보자는 것이다. 유호열 고려대 교수는 “한중 정상회담이 끝나 (우리의 대북정책에
대한) 중국의 지지까지 확보하면 박근혜 정부가 북한 문제에 좀 더 자신감을 갖고 집중할 수 있게 된다. 그때쯤 장관급 대화 등 큰틀의 대화 제의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미가 북한에 먼저 변할 것을 요구한 만큼 당분간 남북 관계의 개선이 쉽지 않을 것이란 비관적 전망도 있었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북한을 향해 먼저 변해야 한다고 했으니, 기다릴 수밖에 없게 됐다. 그것도 북한이 무슨 짓을 할지 모르니, 불안에 떨며 기다려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북이 대화에 나설지를 판
단할 때까지 당분간 북한의 도발과 그에 대한 우리의 대응이 반복되는 지루한 시간이 이어질 것이란 예측이다.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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