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관계 '올스톱'…속 타는 대북지원 단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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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3-05-22 09:31 조회914회 댓글0건본문
'5·24 조치' 3년…대북지원사업 중단 고착화 우려
민간단체 인력·역량·후원금 고갈 위기
(서울=연합뉴스) 김정은 기자 = 얼어붙은 남북관계가 좀처럼 풀릴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민간 대북지원 단체들이 속을 태우고 있다.
2010년 천안함 사태 이후 단행된 '5·24 대북제재 조치'로 인도적 대북지원까지 중단돼 고사 위기에 내몰린 대북 지원단체들은 '정치적 상황과 인도적 지원의 분리' 방침을 밝힌 박근혜정부의 출범에 기대를 걸었다.
그러나 개성공단 잠정폐쇄 이후 남북간 교착상태가 계속되면서 인도적 지원 재개 가능성도 불투명해지자 또다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 '5·24 조치' 3년…대북 지원단체 '고사' 위기
민간의 대북지원은 2009년 4월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 이후 '중단과 재개'를 반복하다가 5·24 조치로 사실상 중단됐다.
영유아·임산부 등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지원이나 재해 지원 등은 허용되고 있지만 그것도 영유아용 의약품과 분유 등 극히 일부 품목으로 제한되고 있다.
대북지원 민간단체에 대한 정부의 남북협력기금 지원액은 2008년 241억 원에서 2009년 77억 원으로 대폭 줄어든 이후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동안은 전혀 없는 실정이다.
이 같은 상황이 계속되자 상당수 대북지원 민간단체들은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
국내 56개 대북 인도지원단체의 협의체인 대북협력민간단체협의회(북민협)에 따르면 최근 4년간 지속적으로 대북 지원사업을 추진한 민간단체들은 10여 개에 불과하다.
간신히 활동을 이어가는 단체들 역시 이중, 삼중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부의 대북 지원 규제에 이어 이제는 북한마저 국내 민간단체들의 지원을 달가워하지 않은 태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민간단체들이 지난달 초 북한 민족화해협의회(민화협)에 대북 인도적 지원 문제를 협의하자고 제안했지만, 북측에서는 아직도 답이 없는 상태다.
복수의 민간단체 관계자는 "예전에는 남북관계가 좋지 않을 때도 북에 협의 요청을 하면 가부 간에 답은 있었는데 지금은 답조차 없는 상황"이라며 "현재와 같은 정세에서는 북한에서도 (남측의) 지원을 받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통일부는 대북 지원 승인 절차를 밟으려는 민간단체들에 계속 "조금만 기다려 달라"라는 말만 반복하고 있다.
통일부는 이미 제출된 대북 반출 승인 신청에 대해서도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민간단체들은 내부적으로는 이에 대한 답답함을 토로하고 있지만, 개성공단 가동 중단 등으로 북한에 대한 국민 여론이 좋지 않은 터라 정부를 향해 대북지원 규제를 풀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결국 민간단체들은 대북 지원을 위한 물자 등을 준비해놓고도 통일부에 대북 반출 승인 신청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3월 이후 민간단체들의 대북 인도적 지원 신청은 한 건도 없다.
◇ 인력 이탈·후원금 감소 등 지원사업 동력 약화
수년째 주요 사업들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으면서 민간단체의 활동 인력도 상당수 빠져나갔다. 이는 그동안 쌓아온 대북 지원, 협력 역량의 약화를 초래하고 있다.
북민협은 "최근 4년간 개성과 평양 등 북한 지역을 방문한 민간단체 활동가들은 소수에 그치고 있다"라며 "이는 1990년대 후반부터 축적해온 남북 간 협력사업의 업무처리 노하우와 북측 파트너와의 협상역량의 유실로 이어지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대북 지원 사업에 필요한 후원금 동력 역시 떨어지고 있다.
북한 어린이들을 위한 보건의료, 영양증진 사업 등을 벌여온 '어린이어깨동무'의 경우 2008년 7억9천만원이던 개인·단체 후원금이 지난해에는 4억2천만원으로 거의 반토막이 났다. 기업 후원금은 6억7천만원에서 1억5천만원으로 5분의 1 수준으로 감소했다.
아직 후원금이 꾸준히 들어오는 단체도 사업이 진행되지 않는 데 대한 후원자들의 항의에 속이 타기는 마찬가지다.
작년부터 대북지원 사업을 하지 못했다는 한 민간단체 관계자는 "대북 지원에 쓰라고 후원금을 냈는데 왜 사업을 하지 않느냐는 후원자들의 항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일부 단체들은 고육지책으로 국내 교육·캠페인 프로그램이나 외국 취약계층 지원 사업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강영식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사무총장은 "인도적 지원에 대한 규제를 푸는 것은 북을 향한 중요한 메시지가 될 수 있다"라며 "상황이 나쁘지만, 인도적 지원을 함으로써 상황이 좋아지는 선순환을 이끌어내야 하는데 그렇게 되지 않고 있어 우려스럽다"라고 말했다.
이연희 우리겨레하나되기운동본부 사무국장은 "한반도의 긴장 분위기를 타개하고 대화의 실마리를 찾기 위한 실질적 대책이 필요하다"며 "먼저 5.24조치를 철회하고 그 과정에서 개성공단 문제를 해결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kj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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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단체 인력·역량·후원금 고갈 위기
(서울=연합뉴스) 김정은 기자 = 얼어붙은 남북관계가 좀처럼 풀릴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민간 대북지원 단체들이 속을 태우고 있다.
2010년 천안함 사태 이후 단행된 '5·24 대북제재 조치'로 인도적 대북지원까지 중단돼 고사 위기에 내몰린 대북 지원단체들은 '정치적 상황과 인도적 지원의 분리' 방침을 밝힌 박근혜정부의 출범에 기대를 걸었다.
그러나 개성공단 잠정폐쇄 이후 남북간 교착상태가 계속되면서 인도적 지원 재개 가능성도 불투명해지자 또다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 '5·24 조치' 3년…대북 지원단체 '고사' 위기
민간의 대북지원은 2009년 4월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 이후 '중단과 재개'를 반복하다가 5·24 조치로 사실상 중단됐다.
영유아·임산부 등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지원이나 재해 지원 등은 허용되고 있지만 그것도 영유아용 의약품과 분유 등 극히 일부 품목으로 제한되고 있다.
대북지원 민간단체에 대한 정부의 남북협력기금 지원액은 2008년 241억 원에서 2009년 77억 원으로 대폭 줄어든 이후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동안은 전혀 없는 실정이다.
이 같은 상황이 계속되자 상당수 대북지원 민간단체들은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
국내 56개 대북 인도지원단체의 협의체인 대북협력민간단체협의회(북민협)에 따르면 최근 4년간 지속적으로 대북 지원사업을 추진한 민간단체들은 10여 개에 불과하다.
간신히 활동을 이어가는 단체들 역시 이중, 삼중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부의 대북 지원 규제에 이어 이제는 북한마저 국내 민간단체들의 지원을 달가워하지 않은 태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민간단체들이 지난달 초 북한 민족화해협의회(민화협)에 대북 인도적 지원 문제를 협의하자고 제안했지만, 북측에서는 아직도 답이 없는 상태다.
복수의 민간단체 관계자는 "예전에는 남북관계가 좋지 않을 때도 북에 협의 요청을 하면 가부 간에 답은 있었는데 지금은 답조차 없는 상황"이라며 "현재와 같은 정세에서는 북한에서도 (남측의) 지원을 받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통일부는 대북 지원 승인 절차를 밟으려는 민간단체들에 계속 "조금만 기다려 달라"라는 말만 반복하고 있다.
통일부는 이미 제출된 대북 반출 승인 신청에 대해서도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민간단체들은 내부적으로는 이에 대한 답답함을 토로하고 있지만, 개성공단 가동 중단 등으로 북한에 대한 국민 여론이 좋지 않은 터라 정부를 향해 대북지원 규제를 풀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결국 민간단체들은 대북 지원을 위한 물자 등을 준비해놓고도 통일부에 대북 반출 승인 신청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3월 이후 민간단체들의 대북 인도적 지원 신청은 한 건도 없다.
◇ 인력 이탈·후원금 감소 등 지원사업 동력 약화
수년째 주요 사업들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으면서 민간단체의 활동 인력도 상당수 빠져나갔다. 이는 그동안 쌓아온 대북 지원, 협력 역량의 약화를 초래하고 있다.
북민협은 "최근 4년간 개성과 평양 등 북한 지역을 방문한 민간단체 활동가들은 소수에 그치고 있다"라며 "이는 1990년대 후반부터 축적해온 남북 간 협력사업의 업무처리 노하우와 북측 파트너와의 협상역량의 유실로 이어지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대북 지원 사업에 필요한 후원금 동력 역시 떨어지고 있다.
북한 어린이들을 위한 보건의료, 영양증진 사업 등을 벌여온 '어린이어깨동무'의 경우 2008년 7억9천만원이던 개인·단체 후원금이 지난해에는 4억2천만원으로 거의 반토막이 났다. 기업 후원금은 6억7천만원에서 1억5천만원으로 5분의 1 수준으로 감소했다.
아직 후원금이 꾸준히 들어오는 단체도 사업이 진행되지 않는 데 대한 후원자들의 항의에 속이 타기는 마찬가지다.
작년부터 대북지원 사업을 하지 못했다는 한 민간단체 관계자는 "대북 지원에 쓰라고 후원금을 냈는데 왜 사업을 하지 않느냐는 후원자들의 항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일부 단체들은 고육지책으로 국내 교육·캠페인 프로그램이나 외국 취약계층 지원 사업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강영식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사무총장은 "인도적 지원에 대한 규제를 푸는 것은 북을 향한 중요한 메시지가 될 수 있다"라며 "상황이 나쁘지만, 인도적 지원을 함으로써 상황이 좋아지는 선순환을 이끌어내야 하는데 그렇게 되지 않고 있어 우려스럽다"라고 말했다.
이연희 우리겨레하나되기운동본부 사무국장은 "한반도의 긴장 분위기를 타개하고 대화의 실마리를 찾기 위한 실질적 대책이 필요하다"며 "먼저 5.24조치를 철회하고 그 과정에서 개성공단 문제를 해결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kj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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