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정세, 대화로 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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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3-06-24 15:37 조회784회 댓글0건본문
한반도 정세, 대화로 가나?
북 잇따른 대화 공세에
6자 관련국들 탐색 국면
박병수 기자
북 잇따른 대화 공세에
6자 관련국들 탐색 국면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대화의 움직임이 점점 구체화하고 있다. 북한의 대화 제의는 남북 당국회담의 무산으로 잠시 제동이 걸렸으나, 대화 국면 전환이라는 큰 틀의 변화는 계속되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지난 6일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대변인 담화를 통해 남북 당국간 회담을 전격 제안했고, 이 대화가 무산된 직후엔 국방위 대변인 중대담화를 통해 북-미 고위급 회담을 들고나왔다. 또 북-중 전략대화를 위해 19~22일 중국을 방문한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은 “6자회담을 포함한 어떤 형태의 대화도 환영한다”고 밝혔다. 그는 러시아 방문도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과 미국의 움직임도 분주해졌다. 한·미·일 3국의 6자회담 수석대표들은 19일 워싱턴에서 회동했다. 조태용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3자회동 뒤 북한의 대화 제의에 대해 ‘2·29 합의’+알파(α)를 대화의 선행 조건으로 제시했다. 지난해 2월29일 발표된 북-미간 합의는 미국이 24만t의 영양지원을 하고 북한은 우라늄 농축 중단, 핵·미사일 실험 유예, 국제원자력기구(IAEA) 감시단 입북 허용 등을 한다는 내용이다. 조 본부장의 발언은 북한의 대화 재개 제안과 관련해 이전보다 구체적인 반응이었다. 조 본부장은 이어 21일 베이징에서 중국 6자회담 수석대표인 우다웨이 한반도사무특별대표와 만나 북핵 문제를 협의했다.
북한의 잇따른 대화 공세에 한국과 미국, 중국, 일본 등 6자회담 관련국들이 대화 재개의 여건을 맞춰보는 ‘탐색 국면’인 셈이다. 이런 기류는 ‘도발 공세로 더는 얻을 게 없다’는 북한의 정책 판단과 ‘한반도 불안정 상황을 방치만 할 수는 없다’는 미국 등 주변국의 판단이 일정하게 맞물려 형성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흐름은 다음주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한-중 정상회담과 다음달 초에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등을 거치며 좀더 구체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실제 대화 재개까지는 ‘산 넘어 산’이라는 분석이 많다. 우선 북-미 간 대화의 조건과 의제가 크게 엇갈린다. 북한은 “북한만의 비핵화는 받아들일 수 없다”며 한반도 전역의 비핵화를 의제에 올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북한만 무장 해제를 할 수는 없고 미국의 핵우산 포기 등도 함께 논의해야 한다는 논리다. 신선호 유엔주재 북한 대사가 21일 기자회견에서 “남조선 주둔 유엔군사령부 해체”를 주장하고 “비핵화는 궁극 목적으로 남북 모두에 해당된다”고 강조한 것도 이런 맥락으로 풀이된다.
미국은 북-미 대화를 위해선 북한이 먼저 비핵화의 진정성을 보여줄 것을 선행 조처로 요구하고 있다. 미국은 특히 지난해 북한의 2·29 합의 파기 이후 북한을 극도로 불신하는 분위기다. 신 대사의 주장에 대해서도 패트릭 벤트렐 미국 국무부 부대변인은 “유엔군사령부는 한국에 오랫동안 주둔해 있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며 북한에 대한 미국의 제재도 계속될 것”이라고 일축했다.
그러나 북한의 주장은 대화 재개에 앞서 자신들의 주장을 최대치로 내놓아 상대의 더 많은 양보를 이끌어내려는 ‘사전 포석’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본격 회담 국면에서 유리한 입지를 선점하기 위한 ‘몸값 불리기’라는 것이다. 정부 당국자는 “결국 문제는 북한의 안보 우려를 비핵화 대화의 틀에서 해소하는 방안을 어떻게 제시하느냐에 달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북 잇따른 대화 공세에
6자 관련국들 탐색 국면
박병수 기자
북 잇따른 대화 공세에
6자 관련국들 탐색 국면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대화의 움직임이 점점 구체화하고 있다. 북한의 대화 제의는 남북 당국회담의 무산으로 잠시 제동이 걸렸으나, 대화 국면 전환이라는 큰 틀의 변화는 계속되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지난 6일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대변인 담화를 통해 남북 당국간 회담을 전격 제안했고, 이 대화가 무산된 직후엔 국방위 대변인 중대담화를 통해 북-미 고위급 회담을 들고나왔다. 또 북-중 전략대화를 위해 19~22일 중국을 방문한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은 “6자회담을 포함한 어떤 형태의 대화도 환영한다”고 밝혔다. 그는 러시아 방문도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과 미국의 움직임도 분주해졌다. 한·미·일 3국의 6자회담 수석대표들은 19일 워싱턴에서 회동했다. 조태용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3자회동 뒤 북한의 대화 제의에 대해 ‘2·29 합의’+알파(α)를 대화의 선행 조건으로 제시했다. 지난해 2월29일 발표된 북-미간 합의는 미국이 24만t의 영양지원을 하고 북한은 우라늄 농축 중단, 핵·미사일 실험 유예, 국제원자력기구(IAEA) 감시단 입북 허용 등을 한다는 내용이다. 조 본부장의 발언은 북한의 대화 재개 제안과 관련해 이전보다 구체적인 반응이었다. 조 본부장은 이어 21일 베이징에서 중국 6자회담 수석대표인 우다웨이 한반도사무특별대표와 만나 북핵 문제를 협의했다.
북한의 잇따른 대화 공세에 한국과 미국, 중국, 일본 등 6자회담 관련국들이 대화 재개의 여건을 맞춰보는 ‘탐색 국면’인 셈이다. 이런 기류는 ‘도발 공세로 더는 얻을 게 없다’는 북한의 정책 판단과 ‘한반도 불안정 상황을 방치만 할 수는 없다’는 미국 등 주변국의 판단이 일정하게 맞물려 형성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흐름은 다음주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한-중 정상회담과 다음달 초에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등을 거치며 좀더 구체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실제 대화 재개까지는 ‘산 넘어 산’이라는 분석이 많다. 우선 북-미 간 대화의 조건과 의제가 크게 엇갈린다. 북한은 “북한만의 비핵화는 받아들일 수 없다”며 한반도 전역의 비핵화를 의제에 올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북한만 무장 해제를 할 수는 없고 미국의 핵우산 포기 등도 함께 논의해야 한다는 논리다. 신선호 유엔주재 북한 대사가 21일 기자회견에서 “남조선 주둔 유엔군사령부 해체”를 주장하고 “비핵화는 궁극 목적으로 남북 모두에 해당된다”고 강조한 것도 이런 맥락으로 풀이된다.
미국은 북-미 대화를 위해선 북한이 먼저 비핵화의 진정성을 보여줄 것을 선행 조처로 요구하고 있다. 미국은 특히 지난해 북한의 2·29 합의 파기 이후 북한을 극도로 불신하는 분위기다. 신 대사의 주장에 대해서도 패트릭 벤트렐 미국 국무부 부대변인은 “유엔군사령부는 한국에 오랫동안 주둔해 있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며 북한에 대한 미국의 제재도 계속될 것”이라고 일축했다.
그러나 북한의 주장은 대화 재개에 앞서 자신들의 주장을 최대치로 내놓아 상대의 더 많은 양보를 이끌어내려는 ‘사전 포석’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본격 회담 국면에서 유리한 입지를 선점하기 위한 ‘몸값 불리기’라는 것이다. 정부 당국자는 “결국 문제는 북한의 안보 우려를 비핵화 대화의 틀에서 해소하는 방안을 어떻게 제시하느냐에 달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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