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정은 회장, 결국 김정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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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09-08-17 09:27 조회1,667회 댓글0건본문
다섯 번이나 평양 체류 일정을 연장했던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결국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을 만났다. 현 회장이 북한을 방문한 지 7일 만이다. 북한 조선중앙방송은 16일 김 위원장이 현 회장을 면담하고 오찬을 함께했다고 이날 저녁 9시께 보도했다.
중앙방송은 "김정일 동지께서 남조선 현대그룹 회장을 접견하셨다"며 김양건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위원장 겸 노동당 통일전선부장 겸임이 배석했다고 전했다. 이 방송은 "현 회장이 석상에서 김정일 동지께 선물을 드렸다"며 "김정일 동지께서는 이에 사의를 표하시고 현대그룹의 선임자들에 대하여 감회 깊이 추억하시면서 동포 애정 넘치는 따뜻한 담화를 하셨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10일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의 초청으로 평양에 들어갔던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16일 체류 일정을 하루 더 연장해 당초 2박3일이었던 일정이 7박8일로 늘어났다. 따라서 이날 저녁까지도 현 회장이 김 위원장을 못 만났을 것이란 추측이 무성했다. 김 위원장은 현 회장의 방북 일정 동안 평양을 벗어나 북한 각지를 순회하는 행동을 보여왔다. 그러나 북측은 이날 이례적으로 김 위원장이 현 회장을 만난 날짜(16일)와 대략적인 시간(면담 후 오찬)까지 공개했다. 북측은 김 위원장 동정보도를 할 때 대개 정확한 시간을 공개하지 않는다. 시간을 끌면서 만나주지 않는 '애태우기' 전략을 폈지만 마지막에 가서는 오랜 남북협력 사업 파트너인 현대그룹 측을 배려한 흔적이 엿보인다.
하지만 현 회장과 김 위원장이 무슨 얘기를 나눴는지는 전혀 전해지지 않았다. 두 사람이 과거 얘기를 주로 나눈 것으로 보아 금강산ㆍ개성관광과 개성공단 현안에 대한 김 위원장의 '통 큰 선물'은 없었던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날 통일부 당국자는 "현 회장 방북은 사업자 차원이기 때문에 정부의 메시지 전달 같은 것은 없었다"고 다시 강조했다. '현-김' 회동에서 의미 있는 합의가 적을 것임을 짐작하게 하는 부분이다. 구체적인 내용은 현 회장이 17일 서울로 돌아와야 밝혀질 예정이다. 김 위원장이 우리 정부에 모종의 메시지를 전달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16일 저녁에는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부인이자 현 회장의 시어머니인 변중석 여사의 2주기 추도식이 열렸지만 평양 체류 일정이 길어지면서 현 회장은 참석하지 못했다.
[조시영 기자 / 박종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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